미드저니로 가상 주얼리 브랜드 룩북 만들기 (Verse, May 포트폴리오 제작기 1편)
1. 시작: 몇 장의 이미지에서 하나의 세계관으로
모든 시작은 몇 장의 이미지였습니다. Midjourney AI가 그려낸 푸른 바다와 햇살, 그 안의 자연스럽고 시크한 분위기. 처음엔 그저 영감을 주는 참고 자료였지만, 보면 볼수록 이 이미지들이 가진 특유의 분위기를 활용하고 싶어졌습니다.
단순한 이미지 테스트를 넘어 하나의 '작품'으로 만들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가장 먼저, 이 프로젝트에 명확한 '정체성'을 부여하는 일부터 시작했습니다. '오월의햇살'이라는 제 이름과 연결되는 5월의 탄생석, '에메랄드'를 이 세계관의 주인공으로 데려오기로 결정했습니다.
2. 기획: 가상 브랜드 Verse, May의 탄생
에메랄드 귀걸이를 중심으로 한 가상 주얼리 브랜드. 컨셉이 정해지자, 그 위에 '스토리'라는 살을 붙일 차례였습니다.
단순히 예쁜 이미지를 나열하는 것을 넘어, 가상의 인물(Muse)을 설정하고, 인스타그램이라는 플랫폼 위에서 9개의 이미지로 하나의 이야기를 완성하는 '룩북'을 기획하기 시작했습니다.
브랜드의 이름은 Verse, May. '한편의 시'와 '5월'을 결합해, '당신의 모든 순간을 한 편의 시로 만든다'는 철학을 담았습니다.
3. 디자인과 연출: 아이디어를 비주얼로 구현하기
Verse, May의 첫인상을 결정할 주얼리 디자인은, 캠페인의 핵심인 '자연스러움 속의 럭셔리'를 표현해야 했습니다.
이를 위해 시대를 초월하는 클래식 디자인, '헤일로(Halo)'를 선택했습니다.
하지만 초기 결과물들은 제가 상상했던 완벽한 모습과는 거리가 있었습니다.
보석의 빛이 인위적이거나, 금속의 질감이 장난감처럼 느껴지는 미세한 차이가 전체의 품격을 결정하기에, 만족할 수 없었죠.
원하는 단 한 장의 이미지를 얻기 위해, 더 정교한 키워드를 조합하며 수십 번의 테스트를 반복해야 했습니다.
4. 큐레이션: 수백 개의 가능성 속에서 이야기를 발견하는 법
AI 이미지 생성은 버튼 하나로 완벽한 결과물을 얻는 마법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수많은 가능성 속에서 내가 원하는 단 하나의 '결정적인 순간'을 찾아내는, 탐험과 선별의 과정에 가까웠습니다.
AI는 조금씩 다른 표정, 다른 각도, 다른 빛을 가진 수백 장의 이미지를 쏟아냅니다. 이 모든 결과물이 '작품'이 되는 것은 아니었죠. 이 중에서 Verse, May의 스토리에 맞는 이미지를 골라내는 '큐레이션(Curation)' 과정이야말로, AI 아트 디렉팅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아래와 같은 저만의 기준을 가지고 단 10여 장의 최종 A컷을 엄선했습니다.
- 컨셉과의 일치: '꾸안꾸 럭셔리'라는 핵심 컨셉을 표현하는가?
- 감정의 표현: Verse, May가 추구하는 뮤즈의 감정선이 드러나는가?
- 기술적 완성도: AI 특유의 어색함 없이, 기술적으로 완벽한가?
- 그리드에서의 역할: 9칸 그리드 안에서 어떤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가?
마치며: 첫 번째 프로젝트 완성한 후의 기록
이 아홉 개의 이미지는, Verse, May라는 가상 브랜드의 첫 번째 챕터, 'The Shoreline Collection'의 최종 결과물입니다.
여기에 생동감을 더하기 위해, 몇몇 이미지에는 짧은 영상(Cinemagraph)을 추가하여 '살아있는 화보'의 느낌을 구현하고자 했습니다. 또한, 각 게시물의 목소리가 되어준 시적인 캡션과 효과적인 해시태그는 ChatGPT와의 협업을 통해 완성도를 높였습니다. Midjourney로 시각을 창조하고, ChatGPT로 언어를 조율하는 과정은 AI와 함께 하나의 팀처럼 일하는 새로운 경험이었습니다.
이번 첫 번째 프로젝트를 통해 저는 AI 아트 디렉팅에 대해 몇 가지 중요한 점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첫째, AI는 마법봉이 아닌, 명확한 '디렉팅'이 필요한 파트너라는 것.
둘째, 좋은 결과물은 결국 '컨셉'이라는 단단한 뼈대에서 시작된다는 것.
마지막으로, 크리에이터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생성'이 아닌 '선택(큐레이션)'과 '연결(스토리텔링)'에 있다는 것을요.
후보정 기록
합성한 귀걸이가 입체감,원근감, 조명 등 어색한 부분은 포토샵을 통해 보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