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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훨씬 무거웠던 '그것이 알고 싶다' - 미라클 베이비와 스폰서

모처럼 여유가 생겨 ‘그것이 알고 싶다’ 다시보기를 봤다. 오랜만에 몰아보기 하려고 했지만, 내용은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충격적이고 불쾌했다. 보는 내내 마음이 무겁고 불편했고, 인간의 저열한 본성에 대해 다시금 깊이 생각하게 됐다.방송은 아동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그루밍 성범죄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었다. 정리하자면, 가난과 무지라는 절대적인 약점을 파고들어 아이들을 '상품'처럼 소비하게 만드는 구조가 존재하고, 그 구조 안에는 '사랑'이라는 허울로 자신의 욕망을 포장하며 그 상품을 소비하는 이들이 함께 존재한다. 특히 충격적인 건, 이런 일들이 필리핀의 가장 열악한 지역에서 한국인들에 의해 자행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가해자들은 선택권조차 없는 아이들에게 돈을 미끼로 접근한다. 그리고 정서적..

책임은 없고 관리자 행세하는 사람, 진짜 피곤하다

우리 회사는 작은 사무실이다.서로가 언제 출근하고 퇴근했는지,누가 반차를 썼는지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그중 한 명은 아이를 키우며 탄력근무제를 사용하는 행정담당자다.출퇴근 시간은 유연하게 조정되어 있고,그 시간 안에서 그녀가 맡은 업무들도 조정된 기준에 따라 운영된다.하지만 문제는 그 다음이다.그녀는 직원들의 출퇴근 기록을 관리하는 역할까지 맡고 있다.조직 전체의 시간 흐름을 다루는,매우 중요한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얼마 전, 우리 팀의 한 직원이 병원 진료 때문에일주일 넘게 연속으로 반차를 냈다.행정담당자인 그녀가 직접 승인한 반차였다. 그런데 이상하게도,그 직원은 매일 정해진 반차 퇴근 시간보다 한 시간씩 늦게 퇴근했다.하루 이틀도 아니고, 일주일 내내.행정담당자는 어플을 통해 매일 출퇴근 기..

[텃밭이야기] 늦여름의 선물, 가마솥은 이미 준비되었다

잠시 후 도착한 주인공은 바로 옥수수였다. 첫 사진은 푸른 잎사귀 사이로 튼실하게 자리 잡은 옥수수였다. 남들보다 늦게 심어 "열리기나 할까" 걱정했던 그 옥수수 였다. 무사히 영근 모습을 보니 얼마나 기쁘셨을지.한아름 수확한 옥수수 사진 너머로도 충분히 느껴졌다. '집에 가져가서 껍질 까려면 번거로우니, 다 정리해서 가져가야겠다'는 아버지의 마음이 읽혔다.그리고 마지막 사진 한 장에, 나는 그만 웃음이 터지면서도 가슴이 찡해졌다.반질반질 윤이 나게 닦인 가마솥 사진이었다. '다음 주에 같이 오면 옥수수 쪄주려고 미리 닦아놨다.' 무심한 듯 다정한 목소리가 이 폭염에 광이 나도록 닦았을 모습에 기쁘면서도 고마우면서도 속이 상하고 속이 상한다. 둥글둥글한 애호박 사진을 보니까 올라오시면 맛있게 호박전을 ..

[텃밭이야기] 초대하지 않은 미식가들의 방문기

주말 농장에서 날아온 사진 한 장에 그만 웃음이 터지고 말았다. 탐스럽게 익어가는 수박들 사이로, 유독 한 놈이 처참한(?) 모습으로 누워 있었다.이미 먼저 다녀간 작은 미식가들의 소행이 분명했다. 어찌나 야무지게 파먹었는지, 꼭 숟가락으로 긁어낸 것처럼 속살을 훤히 드러낸 채로. 생업으로 농사를 짓는 분들이라면 속이 쓰릴 장면이겠지만, 나는 그저 웃고 말았다 얼마나 달콤했으면 저렇게 흔적도 없이 먹어 치웠을까. 생각해 보니 올 한해 텃밭은 온전히 우리 공간만은 아니었구나 싶다. 자두나무 새순을 먹어치운 고라니도 있었고새들과 곤충들도 제 몫을 챙겨 갔으니. 말 그대로 자연과 '함께' 지은 농사였네. 그런데 가만 보니 이 녀석들, 입맛 한번 까다롭다. 얼마 전까지 참외를 손대더니 노란 참외는 이제 질렸는..

당진 독일베이커리 2호점

주말이 아님에도 사람이 많았다. 줄을 서는 빵집이라는 말은 사실이었다. 2층은 만석이었고, 1층은 마침 사람들이 빠져나가며그 틈에 여유롭게 구매를 했다. 독일베이커리. 당진에서 유명한 빵집 중 하나다. 수많은 방송에 소개 되었고, 소비자 만족도 상도 여러 번 받았다.꽈배기 하나를 사려고 줄을 서야 한다는 집. 대형 베이커리 카페를 상상했을 때와는 조금 달랐지만,지역 쌀을 넣었다는 설명과수많은 상장, 이력이 보여주는 진정성은 분명했다. 꽈배기. 찹쌀도너츠. 생도넛.그리고 견과류 타르트와 에그타르트.내가 고른 건 결국 아버지의 취향이었다.이번 주말, 혼자 텃밭에 내려가 계실 아버지를 위한 간식이다.이 집의 명물이 꽈배기라니 더할 나위 없는 선택이었다.

기다림 없는 오후

드라이브 스루를 종종 이용한다. 일부러 시간 맞춰 사전 예약을 해도, 앞차 뒤에 붙어 느릿느릿 기다려야 할 때가 있다. 특히 창밖으로 예약없이 주문하는 차들이 몇 대 서 있으면, 오도가도 못하고 시간을 다 잡아 먹힌다. 오늘도 그럴 줄 알았다. 돌아가는 길, 팽성 쪽 드라이브스루가 떠올라 들렀다. 주차장을 넘어 외부까지 차들이 주차되어 있어, '한참 기다리겠구나'마음을 먹었다. 그런데 의외였다. 줄 선 차들은 대부분 실내 매장을 이용하는 차량들이었다. 나는 기다림 없이 바로 커피를 받았다. 오랜만에 드라이브스루다운 서비스, 편리함을 그대로 누린 순간이었다. 새로나운 메뉴 추천에 '헤이즐넛'을 보고 바로 주문했지만, 헤이즐넛 맛이지 스타벅스라고 특별함은 잘 모르겠다. 커피 전문가나 미식가는 아니다 보니 특..

『좀머 씨 이야기』, 잊고 있던 계절을 불러온 책

여름이라는 두 글자만으로 시선을 끌어당기는 책 제목에 멈췄다.표지는 연한 물빛으로 채색돼 있었고, 가느다란 선과 넉넉한 여백이었고처음 보는 책인데, 그림체만큼은 이상하게도 익숙했다.책장을 넘기며 기억을 더듬었지만, 본 적 있는 그림은 하나도 없었다.그런데도 분명히 이 선, 이 느낌… 어디선가 본 적이 있었다.따뜻하면서도 어쩐지 쓸쓸한 선.그 감정은 설명하기 어려운데, 이상하게 낯설지 않았다.떠오를듯 떠오르지 않는 그 답답함에계속해서 책장을 넘기며 보다보니떠오른 그림 하나.나무 가지에 앉은 멀리 내려다 보는 장면과 지팡이를 짚고 쉬지 않고 걷는 사람.떠오른 이미지가 선명할 수록 책 제목에 대한 궁금증에 애가 탔다.'꾸뻬씨?' 아니네. 비슷한데 자꾸 엇나간다.결국 집에 돌아와 검색창에 기억나는 장면을이렇게도..

차량 대시보드 핸드폰 거치대 자국, 끈끈이 깔끔하게 지우기

핸드폰 거치대를 떼어내려다 보니,흡착 젤 패드가 단단히 달라붙어 있어 쉽지 않았다.설치할 때는 간단했지만, 대시보드 손상 없이 깔끔하게 제거하려다보니 더 세심한 주의가 필요했다. 오늘은 반드시 떼어내겠다는 마음으로 스티커 크리너, 알콜솜, 얇은 카드 메인 준비물을 챙겼다.여름철엔 에어컨 끄고 햇빛 아래 주차하면 좀 더 수월하게 제거할 수 있다. 가장자리에 살짝만 스티커제거지를 분사하고, 흡수되면 얇은 카드로 흔들면서 살살 밀어내듯이 넣다보면 쉽게 떨어진다. 거치대를 분리하면 젤패드가 대시보드에 납작하게 눌어붙은 모습이 드러난다.젤패드 가까이에 크리너를 세게 뿌리기 보다는 약간 떨어져서 얇게 분사하는 게 좋다. 반드시 창문을 열어두고 환기가 되도록 해야한다. 억지로 문지르지 않고 30~40초 정도 기다..

활용/생활꿀팁 2025.08.20

[텃밭 가꾸기] 농약 없이 건강한 텃밭, 비밀은 '함께 심는 꽃'에 있습니다 (백일홍 & 메리골드 활용팁)

텃밭을 더 건강하고 풍성하게! 꽃과 함께 채소 키우기텃밭에 예쁜 꽃을 심는 것은 단순히 눈을 즐겁게 하는 것 이상의 특별한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그중에서도 백일홍과 메리골드는 작물을 지키고 수확량을 늘리는 데 큰 도움을 주는 고마운 동반자입니다.백일홍: 열매를 맺게 돕는 고마운 손님들을 불러 모아요백일홍은 화려한 색으로 벌과 나비를 텃밭으로 끌어들입니다.이들은 식물이 열매를 맺고 씨앗을 만들도록 꽃가루를 옮겨주는 '수분 곤충'인데요,한마디로 열매가 잘 열리도록 도와주는 아주 중요한 손님들입니다.또한, 백일홍은 진딧물 같은 해충을 잡아먹는 무당벌레나 '풀잠자리'라고 부르는 레이스윙에게 안전한 집과 먹이를 제공해 줍니다. 이렇게 이로운 곤충들 이 많아지니, 텃밭의 방울토마토, 고추, 오이 등이 더 많이 열리..

[텃밭 가꾸기]여름 정원의 주인공, 라임라이트 목수국

지난주 내내 정신없이 흘러갔다. 사진은 잔뜩 쌓여 있는데, 앨범 속에만 갇힌 채 '글 써야지' 마음만 맴돌다 마감 얼마남지 않은 공모전을 보고 꼭 해보고 싶다는 이상한 의지에 휩싸여 짬짬이 하다보니 어느새 일주일. 비가 갠 정원에 나섰을 때, 한동안 잊고 있었던 감탄이 다시 터졌다. 빗물을 머금은 연둣빛 수국이 폭포처럼 흘러내리고 있었다. 여름 정원의 주인공이다. 이 수국의 이름은 라임라이트. 흔히 '목수국'이라 부르지만, 정식 이름은 '원추수국 (Panicle Hydrangea)'이다. 그중에서도 라임라이트는 개화 초반엔 연둣빛에서 점점 크림 화이트 컬러로 변한다. 가을이 가까워지면 은은한 핑크빛이 스며들어 늦여름을 수놓는 매력적인 꽃이다. 텃밭에 마사토를 깔고 심어둔 라임라이트의 풍성한 꽃차례가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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