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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다녀오는 길, 계획 없이 들른 아산 현충사에서 만난 잔디광장

대전에서 평택 쪽으로 올라오던 길,현충사라는 표지판이 눈에 들어왔다.그 길목에서 방향을 틀었다.계획에 없던 멈춤이었지만,결과적으로 좋은 선택이었다. 잘 손질된 초록, 걷기 좋은 길 차에서 내리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넓은 잔디광장이었다.잔디는 정성스레 다듬어져 있었고,사이사이 배치된 나무들은 적당한 간격으로 그늘을 만들고 있었다.무리 없이 걷기 좋은 길,아이 손을 잡고 산책하기에도 알맞은 풍경.주말이면 가족 단위 나들이 장소로 제격이라는 인상이 들었다. 관리가 느껴지는 공간길부터 안내판, 화장실까지버려진 구석 없이 깔끔했다.공간 전체에 누군가 신경 써서 다듬고 있다는 인상이 느껴졌다.잠시 들른 곳이지만,이 정도라면 일부러 찾아오는 사람들도 많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쉴 자리가 충분한 잔디광장햇살은 강했..

직장 동료의 정치적 신념과 맹목적 팬덤, 그 아슬아슬한 경계

누구를 지지하든 그건 각자의 자유다.하지만 모였다 하면 정치 얘기고,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갑자기 지지 선언을 하는 상황이 반복된다.그게 건설적인 대화로 이어진 적은 거의 없고,결국 분위기만 싸해진다. 늘 조용히 넘기던 사람이,그날은 퇴근길에 참다 못해 전화를 걸어왔다.그동안 쌓였던 말들을 꺼냈고, 듣는 동안 나까지 불쾌해졌다. 어김없이 점심시간에 등장한 정치 얘기였다고 한다.“전라도 사람은 정치를 잘해서 대통령 돼도 경찰에 안 불려가.근데 경상도는 내란이나 일으키잖아.” 그 자리에 경상도 출신 동료들이 있었다고 한다.지역을 일반화하고 비하하는 말이었다.정치적 표현이 아니라, 명백한 차별 발언이다. 요즘 같은 시대에 “서울 사람”, “경상도 사람”, “전라도 사람”이렇게 딱 잘라 구분 짓는 게 여전히 ..

조용하고 강력한 BLDC 헤어드라이기, 랜드미 ND001을 선택한 이유

헤어드라이어가 망가졌다.금이 간 줄은 알았지만 그냥 써왔고, 툭 놓는 버릇이 결국 문제였다.그대로 부러졌다. 유닉스.6년 넘게 잘 버텼던 녀석이다. 스타일링을 잘하는 금손은 아니라서 기능이 잔뜩 들어간 고가 제품은 필요 없고.너무 저가는 믿음이 안가고그래서 조용하고,빠르게 건조되면서머릿결 손상이 덜한 제품으로 알아보기로했다. 상세페이지 몇 개만 훑어봐도기준은 금방 좁혀졌다. 1. 소음 수준 (dB)40~50dB: 저소음 / 도서관, 조용한 방 수준50~60dB: 보통 수준 / 일반적인 대화 소리60~70dB: 다소 높은 소음 / 일반 AC모터 드라이어70dB 이상: 높은 소음 / 전문가용 드라이어 수준가능하면 60dB 이하 제품을 기준으로 삼았다.바람이 센 것도 중요하지만, 아침 시간에 소음으로 인한 불..

활용/리뷰 2025.05.26

상추에 숨은 작은 달팽이

상추를 씻다, 조그마한 달팽이를 만났다.야들야들한 잎 사이에 숨어 있던, 아주 작은 생명 하나. 직접 농사 지은 상추였다.잎이 야들야들하고 싱싱했다.줄기는 연했고,끝은 반질반질했다. 가져다 준 지 얼마 안 돼서마르기 전에 얼른 씻었다. 한 장씩 꼭지를 잘라내물에 담가 흙을 털었다.두 번째 물을 버리는데무언가가 또르르 흘러나왔다. 달팽이였다.조그마한. 그냥 두면 죽을 것 같았다.상추 한 장 꺼내그 위에 올려줬다. 마침 집에참외 담겨 있던 하얀 스티로폼 접시가 있었다.그 위에 상추를 올려놓았다.달팽이도 함께. 물을 조금 뿌려줬다.상추 잎 하나 더 덮었다.그늘을 만들어주려고.가만히 있던 게갑자기 움직였다. 더듬이를 쫙 뻗었다.네 개였다. 두 개는 길고두 개는 짧았다. 작은 몸이 움직이기 시작하더니더듬이를 꽉꽉..

마트 말고 방앗간 참기름·들기름 – 서산 전통시장 다녀온 날

참기름과 들기름이 똑 떨어졌다. 나물을 무쳐도, 볶음밥을 해도 어딘가 고소한 맛이 빠진 듯 했다. 마트에서 파는 기름은 향이 약했다.'이게 아닌데'사는 지역도 아니고,지갑 속 자리만 차지하고 있던 서산사랑 상품권오늘은 이상하게 꼭 써야 할 것 같았다.무턱대고 네비게이션에 찍고 출발했다.전통시장 안 어딘가엔방앗간이 있을 거라는 막연한 기대였다. 서산 시장 골목을 이리저리 헤매다야채가게 아주머니께 물었다.“혹시 여기 방앗간 어디 있어요?참기름이랑 들기름 좀 사려고요.”"방앗간들 다 문 닫았어요"그러곤 들기름 한 병을 꺼내"내가 먹으려고 한 병 남겨둔 건데, 가져가요."가격은 25,000원.고마웠지만 선뜻 손이 가지 않았다.이왕 온 김에제대로 짜는 방앗간을 찾아보기로 했다.익숙지 않은 골목 끝,고소한 냄새가..

사무실 정적 깨는 '우렁찬 인사', 배려인가 소음인가(진심 없는 소통에 대하여)

우리 회사는 중소기업이다. 출퇴근 시간도, 업무 스타일도 모두 다르다. 심지어 칸막이도 없다. 모두 한 공간에 앉아 있고,옆자리, 바로 뒤, 대각선까지 사람의 움직임이 그대로 느껴진다.집중이 어려운 게 현실이다.각자의 영역에 몰입하지 않으면 금세 흐트러진다. 개인마다 다를 수도 있지만, 나는 주변 소음에 특히 예민하다. 작은 소리에도 집중이 흔들린다. 사무실은 대체로 조용하다.그런데, 그 고요함은 매일 같은 방식으로 깨진다.늘 마지막에 출근하는 팀장 한 사람이문을 열자마자 외친다.“안녕하세요~!” 일하던 손이 멈추고,정적이 흐르던 사무실에 어색한 울림이 돈다.반가움이라기보다는, 집중을 끊는 신호처럼 들린다.마치 “나 도착했습니다”라고굳이 증명이라도 하려는 듯한 인사다. 가장 먼저 퇴근할 때도 똑같다.“..

김장 대신 찾은 정착템, 사먹는 김치 중 피코크 조선호텔 김치

중국산 김치 이슈 이후로 한동안 고민이 많았다.힘들더라도 다시 김장을 해야 하나 싶기도 했고,그렇다고 매번 사먹는 김치가 입에 딱 맞는 것도 아니었다. 결국 내린 결론은, 스트레스를 받으며 김장을 하기보다는믿을 만한 김치를 하나 정해두고 꾸준히 사먹는 쪽이었다. 작년 겨울쯤 이마트에서 할인 중이던피코크 조선호텔 김치를 처음 먹어봤던 게 계기였고,그 후로는 김치 유목 생이 끝났다. 지금은 별 고민 없이, 익숙하게 이걸로 계속 주문하고 있다. 그동안은 포기김치만 먹었는데이번엔 작은 사이즈로 총각김치도 함께 주문해봤다.의외로 맛있어서 다음번엔 총감김치도 세트로 넣어야겠다 싶다. 젓갈 향에 예민한 우리 집 입맛에도 잘 맞는다.냄새가 세지 않고 국물도 깔끔한 편이고,배추도 흐물거리기보다는 단단하게 씹혀서 식..

활용/리뷰 2025.05.23

별일 없었는데도 마음이 가벼워졌다.

특별한 건 없었는데오히려 그래서 좋았다. 멍하니 나뭇잎 흔들리는 걸 보다 보니요즘 좀 복잡했던 생각들이조금은 정리되는 기분이 들었다. 딱히 뭘 하려고 하지도 않았고그냥 먹고 싶은 거 먹고듣고 싶은 음악 듣고쉬고 싶은 만큼 쉬었다. 아침은 차 안에서 간단히옥수수 식빵 한 조각으로 시작했고, 점심은 파스타,저녁엔 어묵 국물 한입으로 마무리. Shoop 한 곡으로괜히 잡생각이 줄어든 기분. 괜히 마음이 느슨해졌달까. 별일 없었는데도 마음이 가벼워졌다.

연차만 쌓인 '또라이'들 사이에서 살아남는 법

겉으론 조용해도 속으론 셈 빠른 사람들, 겉으론 조용해도 속으론 셈 빠른 사람들이 있다.말은 아끼면서 손익 계산은 누구보다 빠르다.누가 힘이 있는지, 어디에 붙어야 이득인지 귀신같이 알아챈다.이들은 당신의 말을 듣는 게 아니라, 당신의 가치를 재고 있을 뿐이다. 특히 직장을 '일터'가 아닌 '정치판'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있다.이들은 힘 있는 사람에게 아부하거나 선물을 건네는 데에는 놀라울 정도로 적극적이다.하지만 정작 자신의 업무에 있어서는,철저히 공과 사를 구분한다는 명목 아래 해야 할 일은 외면하고자신에게 이득이 되는 일만 골라서 한다.이들의 선택적인 성실함과 노골적인 계산은 주변 사람들을 허탈하게 만든다. 남을 깎을 시간에 자신을 더 키워라. 그 사람 뒷담화 해봐야 내 월급이 오르지도, 능력이 좋..

5월 울진 여행, 왕피천 케이블카로 즐긴 바다 전망

울진 케이블카를 타고 동해바다를 둘러보고 망양정에서 해맞이 공원으로 이어지는 산책코스까지 가볍게 당일치기로 나들이하기 좋은 곳이다. 전망대에 서면시야가 탁 트인 바다 풍경이 마음을 시원하게 감싼다.5월 초의 맑은 날씨 덕분에선명하게 그어진 수평선과분홍빛 철쭉과 소나무, 바다가 어우러진 풍경은그 자체로 한 폭의 그림 같았다. 아무리 사진을 여러 장 찍어도눈으로 직접 마주한 그 감동은 온전히 담기지 않았다.왕피천 케이블카는 오전10시부터 운행한다. 4월에서 10월까지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동절기인 11월에서 3월까찌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마감 1시간 전에 매표 마감을 하기 때문에 오후에 간다면 시간 맞춰 가는게 좋다. 케이블카 탑승장에는예상보다 많은 사람들이 몰려 있었고,꽤 긴 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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