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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llowbb 님의 블로그
'나 ADHD래요' 누구나 전문가가 된 시대 본문
회의 참석자는 셋이었다.
"요즘 ADHD에 꽂혀 있어요.
진단은 안 받았지만 그런 것 같더라고요"
처음엔 자기 고백처럼 들렸다.
분위기를 누그러뜨리려는 말 같았다.
하지만 화제는 쉽게 끝나지 않았다.
"약 먹으면 진짜 드라마틱하게 좋아져요."
"국가에서 관리하는 약이라 안전해요"
"00님도 혹시 그런 거 아닐까요? 에너지 있을 때 검사 한 번 받아보세요."
이야기는 가볍게 시작됐지만, 반복될수록 선을 넘었다.
회의는 계속됐지만, 대화는 점점 이상해졌다.
그리고 어느 순간, 그 말들이 나를 향해 쏟아졌다.
며칠 전, 나는 회사의 부조리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중간 관리자인 꼼팀장의 선택적 책임 회피, 부당한 시스템.
몇 차례에 걸쳐 면담도 진행했다.
그때 이미 각오하고 있었다.
이야기 안 하면 바뀌지 않으니, 꺼낸 것이었다.
뒷일은 감수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돌아온 건 이 말이었다.
"00님도 혹시 ADHD일 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 순간, 머릿속이 하얘졌다.
과연 이 사람들은 나를 어떻게 보고 있었던 걸까.
대표는 그 자리에 있었지만,
동조하는 침묵이 뚜렷하게 기억난다.
마치, 이미 둘이 다 이야기하고 온 듯한 분위기였다.
이쯤 되면 바보가 아니고서야
‘아, 이 사람들 지금 나를 ADHD로 확정지었구나.’
그래서 어설프게 웃으며 맞장구를 쳤다.
“아~네...그런 것 같기도 하네요. ADHD 비슷한 것도 있는 것 같네요”
수긍하는 척, 동의하는 척.
그게 이 대화를 가장 빨리 끝낼 수 있는 방법이었다.
관심도 없는 ADHD이야기를 들으며
눈시울이 붉어졌고
속으로는 '씨x' 이 뱉어졌다.
그날 나는, 순응하는 연기를 하며
모욕을 조용히 넘겼다.
며칠 뒤 또 다른 회의에서 본부장은 ADHD 이야기를 다시 꺼냈다.
약을 먹고 나서 25년간 고치지 못한 습관을 고쳤다는 얘기까지 이어졌다.
그리고 마지막엔 이렇게 말했다.
“제가 ADHD 이야기를 너무 많이 해서 죄송해요.”
그 말은 웃으며 건넸지만, 실로 웃음이 나지 않았다.
비록 진심어린 걱정이 있었다 할지언정,
조언을 닮은 농담은 이미 처방전이 되었다.
나에게 하는 말이 아니라
정말 본인의 ADHD를 이야기하고 싶었던 걸까.
부당했던 시스템은 정상화가 되었다.
그리고 나는 ‘감정이 격한 사람’이 되어 있었다.
그날 이후, 머릿속에 계속 맴도는 말이 있다.
“약 먹으면 드라마틱하게 나아질 수도 있어요.”
정말 드라마틱했던 건,
그 말을 회의 중에 들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아무도
그게 이상하다고 말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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