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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텃밭 본문
주말 아침,
비가 잠시 머물다 간 텃밭,
물기를 머금은 꽃들이 반갑다
주말 아침,
비가 잠시 머물다 간 텃밭,
조용히 피어 있는 것들을 카메라에 담았다.
밤새 내린 비에 젖은 작약 봉오리.
새벽, 햇살이 들기 전이라 아직 꽃잎을 꼭 감고 있다.
작약은 낮엔 활짝 피고, 밤이면 다시 꽃잎을 오므리는 섬세한 성질을 지닌다.
오늘도 조용히 피어날 준비 중이다.
그 옆으론 물길을 머금은 수국이 조용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흙의 성질에 따라 푸르거나 보랏빛으로 피는 수국은
장마철이면 더욱 또렷한 색을 띠는 묘한 매력이 있다.
흔히 보던 흰 아카시아가 아니라, 드물게 마주치는 분홍빛 아카시아.
연한 초록 잎 사이로 짙은 색이 비에 젖어 더욱 선명해졌다.
이름처럼 물감으로 그려낸 듯한 붓꽃.
밤새 내린 비에 젖은 꽃잎 위로 자연스러운 무늬가 더 또렷해졌다.
단단한 기세로 봄의 끝자락을 지키는 중이다.
이번엔 선명하고 포근한 분홍빛으로 피어난 수국.
겹겹이 쌓인 꽃잎이 장미처럼 풍성하다.
꽃이 아니어도, 충분히 화사한 잎.
초록과 흰빛, 그리고 분홍이 자연스럽게 섞인 삼색버드나무.
일본 품종명인 하쿠로니시키로도 알려져 있다.
비에 젖은 잎 끝마다 수채화처럼 번지는 색이 참 곱다.
흘러내리는 듯 피어나는 금낭화.
하트 모양의 꽃잎이 촉촉이 젖어 더 애틋해 보인다.
흐드러지지 않아도 충분히 시선을 붙드는 고요한 매력.
고마움과 사랑을 전할 때 빠지지 않는 꽃, 카네이션.
장미처럼 화려하진 않아도, 겹겹이 마음을 담은 듯한 꽃잎이 유난히 따뜻하게 느껴진다.
비를 머금은 흰 꽃잎 사이로
샛노란 중심이 더 또렷하게 빛나는 샤스타데이지.
새벽 공기처럼 맑고 단정한 얼굴,
수줍게 고개 숙인 듯 피어난 매발톱꽃.
비를 머금고 나니, 꽃잎의 선과 곡선이 더 선명하게 드러난다.
흔한 듯 낯선, 여름 정원의 기운이 전해지는 순간.
땅을 덮듯 낮게 피어난 흰 꽃잔디.
작지만 포근하게 퍼지는 흰빛이, 주변을 환하게 밝힌다.
들판에서 소리 없이 피어나는 들꽃,
자주빛 봉오리가 하나씩 열리며 보랏빛 꽃잎을 드러낸다.
특별할 것 없지만, 제자리를 지키는 생명은 언제나 단단하다.
새벽비에 살짝 젖은 파란 수레국화.
들풀 사이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선명한 빛.
활짝 피기 전의 봉오리조차, 아름답다.
이름은 정겹지 않지만, 모습은 야무진 들꽃 애기똥풀.
안개 낀 산 아래 노란빛을 머금은 채, 꿋꿋하게 피어 있다.
흐린 날에도 잎사귀 끝마다 생기가 맺힌다.
활짝 핀 한 송이 옆으로,
빗물을 견디지 못한 듯 고개 숙인 달리아들이 보인다.
꽃의 화려함도 결국, 계절과 날씨 앞에서는 순한 생명일 뿐.
흐린 날에도 중심은 여전히 선명하게 피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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