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모양이 수국과 비슷해 헷갈릴 수 있지만,
가까이서 보면 꽃잎은 넓고 납작해 마치 단단한 공처럼 보인다.
놀라운 건, 이렇게 풍성하게 피어도 향기가 전혀 없다는 점이다.
꽃밭에는 수국도 있고, 수레국화도 있고, 더 많은 꽃들이 피어 있는데
유독 작약 봉오리엔 개미가 많다.
알고 보니, 작약은 봉오리에서 단맛 나는 꿀을 내놓는다.
개미에겐 좋은 먹이고,
그 사이 개미는 작약 곁을 지키며 다른 해충을 막아주는 셈이다.
꽃이 활짝 피면 꿀 분비는 멈추고,
개미들도 언제 그랬냐는 듯 조용히 떠난다.
작약 위에 개미가 있다는 건
지금 이 꽃이 아주 건강하다는 뜻이다.
잎 색이 워낙 강렬해서, 아직 키는 작아도 눈에 먼저 들어온다.
자엽안개나무, 품종은 '로얄퍼플'.
봄부터 붉고 자줏빛이 감도는 잎을 내고,
햇볕을 충분히 받으면 잎 색이 더 짙어진다고 한다.
여름이면 작은 꽃 뒤에 분홍빛 안개 같은 꽃차례가 피어오른다 해서
‘스모크트리(Smoke Tree)’라는 이름도 붙는다.
조경수로도 자주 쓰이는데, 땅만 잘 맞으면 키도 금세 큰다.
아직은 한 뼘 남짓한 묘목.
앞으로 이 자리에 얼마나 풍성한 그림자를 만들지, 기다려본다.
이번에 주문한 모종은 다년초 중심이다.
노지월동이 가능하고, 땅을 덮는 지피식물 위주로 골랐다.
늦봄부터 여름까지 작고 선명한 별꽃을 피워낸다.
햇볕이 잘 드는 자리에 두면 잎도, 꽃도 더 또렷하다.
정식 이름은 조금 길지만,
‘스타 크리퍼(Star Creeper)’ 혹은 ‘블루 스타 크리퍼’라는
애칭으로 더 자주 불린다.
보도블록 사이, 암석 화단,
혹은 텃밭 한 귀퉁이 작은 틈새까지
조용히 채워줄 수 있는 작지만 강한 꽃이다.
이쯤이면 집에 가서 고기 구울 타이밍.
상추는 준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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