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씹는 소리와 사소한 자유

혼자 집에서 편안히 식사하는 시간이 좋은 이유가 있다. 나는 유독 음식을 씹는 소리가 다른 이들보다 크게 느껴지기 때문이다.같은 깍두기를 먹어도 내 입안에선 유난히 선명한 '와그작' 소리가 들린다. 치열이 고르지 않은 것도 아니고 특별한 이상이 있는 것도 아니건만. 윗니가 아랫니를 살짝 덮는 구조 탓일까, 아니면 그저 기분 탓일까. 원인은 알 수 없지만 조용한 공간일수록 내 입안의 울림은 더욱 도드라진다.사무실이 유독 고요한 날이면 이 고민은 실체가 된다. 앞자리의 상사는 점심도 거른 채 업무에 몰두해 있고, 그 정적 속에서 홀로 도시락을 비워내야 하는 상황. 구내식당 없이 각자 자리에서 식사하는 우리 회사의 시스템이 오늘만큼은 야속하다.소리를 줄여보려 천천히 씹어보지만, 내 귀에는 여전히 천둥소리처럼 ..

일상/일상기록 2025.03.17

층간소음 해결까지

드르르르... 드륵... 톱날이 나무를 가르는 건가.한 달째 이어지는 소음공해. 견디지 못해 녹음해두었던 파일이 쌓여갔다. 결국 참지 못하고 A4용지 한 장을 꺼내들었다. "제발 저녁시간에는 작업을 삼가해주십시오." 현관 앞에 놓고 온 쪽지가 내일은 조용히 휴식을 주길 바랐다. 밤 10시경. 쿵쿵 끼익... 드르르륵... 시간이 갈수록 왕성한 활동을 한다. 늦은 시간, 경비 아저씨 목소리에서도 피곤함이 묻어났다. 죄송한 마음과 함께 말씀드렸다. 그런데 돌아온 답변에 얼굴이 점점 달아올랐다. 내 전화만 자신이 받은 게 세 번째이고, 윗집에서는 아무 소리도 안 나는데 무슨 소리냐고 했다. 지난번 접수하고 관리사무소 오기로 했는데 왜 안 왔냐며, 진짜 소음이 나는 것이 맞느냐는 듯이 말씀하셨다. 소음도..

활용/생활꿀팁 2025.01.21

홍성 모섬부터 서산한우목장까지, 겨울 끝자락 서해안 당일치기 드라이브 코스

서해안으로 향하는 창밖으로 느껴지는 기운이겨울 끝자락을 넘어선 듯한 주말이었다.두꺼운 패딩을 벗어던진 어깨가 가벼워 좋았다. 모섬 모섬은 가볍게 오를 수 있는 산책로 같았다.데크 계단을 하나씩 오르다 보면 금방 꼭대기다.썰물에 드러난 갯벌이 펼쳐지고,모섬 절벽 끝 우뚝 선 배 모양의 전망대에서 멋지게 사진도 찍었다. 홍성 스카이타워 입장권을 구매하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꼭대기층으로 먼저 올라갔다.우리가 걸었던 모섬부터 속동해안로까지 코스 산책로가 전체가 내려다 보였다. 더 높은 곳에서 내려볼 뿐 크게 차이가 있진 않았다. 홍성 스카이타워 2층 투명 유리 바닥 스카이워크를 걷는 아찔한 경험 바로 아래 2층으로 내려오면 투명바닥의 스카이워크 존이 있다. 앞만 보고 아래만 보지말자 했는데...슬쩍 하는 순..

일상/일상기록 2025.01.21

고요해야 할 저녁, 끝나지 않은 층간 소음

저녁 10시,에 담아둔 이북을 보며 조용한 휴식을 기대했건만,위층에서는 여전히 끝나지 않는 소음이 들려온다.퇴근 후 저녁 식사 시간에도 들리던 드릴 소리가 아직도 멈추지 않는다. 결국 염치불구하고 관리사무소에 전화를 걸었다. 마음 한켠이 무겁다. 요즘같이 살벌한 세상에 소음 문제로 극단적인 사건들이 일어난다는 뉴스를 보면서도,나 역시 이렇게 민원을 넣어야 하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정말 저 집 구석에 쥐라도 산다는 걸까? 아니면 10년 계획으로 셀프 인테리어를 하는 걸까?더 이상 이건 단순한 생활소음이 아닌, 일상을 침해하는 공해가 되어버렸다.  멈추지 않는 소음 속에서, 내일 출근길이 벌써 고되다.

활용/생활꿀팁 2025.01.14

끊이지 않는 층간소음, 배려 없는 소음은 폭력이다

정말 미쳐버리겠다.지난달부터, 주말이면 새벽 5시부터 밤 10시까지.시간의 개념도 잃은 듯한 공사 소리에쉴 수 있어야 할 주말 일상이 무너져 갔다. 결국 참지 못하고관리사무소에 연락했다.호수와 층수를 알려달라기에계단을 오르락내리락 했다.그리고, 범인은 바로 위층이었다.현관문 앞까지 울리는싸이의 ‘챔피언’.쿵쿵거리는 진동에 머리가 울릴 지경이었다. “아저씨, 제발 시간이라도 좀 물어봐 주세요.차라리 제가 외출하고 돌아올게요.”돌아온 말은,“한 시간만 더요.”하지만 그 ‘한 시간’은 며칠이 지나도록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새벽 4시, 5시까지 울려 퍼지는 TV 소리도 있었다.그때는 사정이 있었다.병원에 가족을 두고 홀로 계셨다는 어르신.외로움 때문이었겠거니 이해해보려 했다.하지만 이해에도 한계는 있다. ..

활용/생활꿀팁 2025.01.11

안동 물안개부터 묵호항 파도소리까지, 1월의 특별한 국내여행 코스

평택당진고속도로를 지나 도착한 안동.잠시 차를 세우고,주진교 아래 안동호를 바라보았다.자욱하게 피어오른 물안개가한 폭의 수채화처럼 퍼져 있었다.물안개가 피어오른다. 주진교에서 안동호를 내려다보며 주진교는 안동댐으로 인해 수몰된 마을 사람들을 위해 놓인 다리였다.이제는 세월이 흘러,전국의 낚시꾼들이 모여드는 명소가 되었다고 한다. 수심이 깊고, 넓다.낚시대회가 열리는 날이면다리 위, 호숫가까지 사람들이 빼곡하게 들어선다. 나는 낚시는 잘 모르지만,우연히 대회날을 만났을 때그 진풍경이 꽤 인상 깊었다.낚시를 향한 사람들의 열정이 참 멋있어 보였다. 주진교를 지나 인계리로 향하는 길은구불구불한 산길이다. 내가 운전할 때는 괜찮지만,옆자리에 앉아 있을 때는꽤나 곤혹스러운 구간이다. 영양 쪽은 길이 많이 좋아졌..

일상/일상기록 2025.01.08

산마루에 번지는 홍시 빛, 농막에서의 새해

칠흑 같은 어둠을 뚫고 시골 농막으로 향한다. 새해 첫날 새벽 4시. 뒷좌석에는 노래방 앰프와 빔프로젝터가 달그락거리며 동행한다. 무안 비행기 사고 소식이 새해의 들뜬 분위기를 잠재운 탓일까. 해맞이 행사가 취소되고 애도의 시간으로 바뀐 고속도로는 무거운 침묵에 잠겨 있다.목적지에 가까워질 무렵, 사과밭 아저씨의 말씀이 귓가를 맴돈다. “굳이 명소까지 갈 게 뭐 있습니까. 여기가 진짜 명소지.” 꾸불꾸불한 산길을 오르는 동안 간간이 스치는 불빛들이 새벽의 어스름을 수놓는다. 번잡한 정상 대신 고요한 산 중턱에 차를 세운다.동쪽 하늘이 서서히 물들기 시작한다. 구름 언저리가 화선지 위로 번지는 홍시 빛처럼 달구어지더니, 이윽고 태양이 산마루 위로 웅장한 모습을 드러낸다. 아이폰 렌즈를 한껏 당겨 용광로처럼..

일상/일상기록 2025.01.02

뷰소닉보다 자바조이? 농막에서 만난 의외의 빔프로젝터

작은 농막에서 쓸 빔프로젝터를 고르는 일.생각보다 간단하지 않았다.'휴대성'과 '무선사용'이라는단 두 가지 조건으로 시작한 선택은뜻밖의 방향으로 흘러갔다. 자바조이 Q6 미니를 주문했다.하지만, 유선 전용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이미 개봉까지 마친 뒤였다.반품은 불가.며칠 밤을 뒤적이며대안을 찾아 헤맸다.그렇게 만난 게JBL 스피커를 품은 손바닥만 한 기기,뷰소닉 M1 mini Plus였다. 5평짜리 농막, 철제 벽면 앞.두 개의 빔프로젝터를 차례로 연결해봤다.대낮임에도 선명한 화면을 보여준 뷰소닉.처음엔 승부가 났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벽과 가까워질수록화면은 점점 작아졌다.마지못해 다시 꺼낸 자바조이.투박한 외형 그대로,벽 전체를 채우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농막이라는 공간 특성 앞에서유선이라는 단점..

활용/제품리뷰 2025.01.02

시골 농막의 겨울밤을 채워준 소형 프로젝터, 뷰소닉 M1 mini Plus

시골 농막을 오가며 지내시는 부모님의 저녁 풍경이문득 그려진다.분주했던 봄, 여름, 가을이 지나고꽃과 채소를 돌보는 일마저 멈춘 계절.풀벌레 소리 대신, 고요만 가득한 겨울밤. 처음엔 무심코 고른 유선 제품으로 아쉬운 경험을 했다.반품도 못 한 채 후회했지만,덕분에 더 꼼꼼히 살펴보다이 작은 보물 같은 프로젝터를 발견하게 됐다.택배 상자를 열었을 때,가장 먼저 든 감탄은"정말 작다"는 것이었다.아이폰 크기의 민트색 프로젝터.작은 손바닥 위에 쏙 올라오는 크기.처음엔 이 작은 기기로 제대로 된 화면이 나올까조금 의심스러웠지만,섬세하게 마감된 디자인과휴대용 고리를 달 수 있는 세심한 배려에기대감이 커졌다. 설치는 생각보다 훨씬 간단했다.전원을 연결하고,몇 번의 클릭으로 언어 설정을 마치면바로 스크린이 펼쳐진..

활용/제품리뷰 2024.12.26

아버지의 소년 같은 설렘, 다시 시작하는 노래

피아노가 아닌 발 페달을 밟아 소리를 내던 풍금(오르간)으로 음악 수업을 하던 시절. 아버지는 당시 담임 선생님께 "너 음치구나"라는 말을 들으셨다고 한다. 무심코 던져진 그 한마디는 평생의 트라우마가 되어, 아버지는 청중 앞에서는 늘 자신 있게 노래하지 못하는 사람이 되었다.가족들 앞에서는 한 시간이 넘도록 노래를 부르실 만큼 흥이 많으신 분. 타고난 음색은 좋으셨으나 박자감이 조금 부족했을 뿐인데, 어릴 적 상처는 여전히 아버지의 목소리를 붙잡고 있었다. 그런 아버지가 어느 날 조심스레 농막에서 혼자 연습할 노래방 기계를 갖추고 싶다는 마음을 내비치셨다.자식들에겐 아낌없으시면서도 당신 물건에는 한없이 박하신 분. 중고 앱을 뒤적이며 고민하시는 모습이 안쓰러워 새것을 사드리려 했지만, 고집스러운 성격에..

일상/일상기록 2024.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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