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다반사/직장人

사무실 정적 깨는 '우렁찬 인사', 배려인가 소음인가(진심 없는 소통에 대하여)

mellowbb 2025. 5. 24. 16:20
728x90
SMALL

우리 회사는 중소기업이다. 

출퇴근 시간도, 업무 스타일도 모두 다르다. 

심지어 칸막이도 없다. 모두 한 공간에 앉아 있고,

옆자리, 바로 뒤, 대각선까지 사람의 움직임이 그대로 느껴진다.

집중이 어려운 게 현실이다.

각자의 영역에 몰입하지 않으면 금세 흐트러진다.

 

개인마다 다를 수도 있지만, 

나는 주변 소음에 특히 예민하다. 작은 소리에도 집중이 흔들린다.

 

사무실은 대체로 조용하다.

그런데, 그 고요함은 매일 같은 방식으로 깨진다.


늘 마지막에 출근하는 팀장 한 사람이
문을 열자마자 외친다.

“안녕하세요~!”

 

사무실에서 과장된 목소리로 인사하여 주변 동료들을 불편하게 만드는 직원. 진심 없는 소통과 소음을 상징하는 이미지

 

일하던 손이 멈추고,
정적이 흐르던 사무실에 어색한 울림이 돈다.
반가움이라기보다는, 집중을 끊는 신호처럼 들린다.
마치 “나 도착했습니다”라고
굳이 증명이라도 하려는 듯한 인사다.

 

가장 먼저 퇴근할 때도 똑같다.
“안녕히 계세요~”
한껏 힘을 준 목소리로 존재를 알린다.

 

물론, 인사는 예의다.
하지만 이 인사에는 무언가 어긋난 기류가 있다.
누구를 향한 건지조차 모를 그 인사엔, 진심이 느껴지지 않는다

그저 ‘인사를 했다’는 사실만 남는다.

 

‘나는 인사도 잘하고, 직장 예절도 지킨다’는
그런 자기 과시.들여다보면 그 속엔 팀을 향한 시선은 없다.

 

사소하지만 반복되는 피로를 남긴다.

더 어색한 건 대표가 들어올 때다.

평소에 조용히 앉아 있던 그가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 움직인다.  

마치 내내 일해온 사람처럼 분주하다.

 

텅 빈 사무실 책상 위에 아무렇게나 놓인 명함이나 서류 위에 '인사는 마음입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작은 포스트잇이 붙어있는 이미지를 생성할 것입니다. 하지만 포스트잇은 살짝 구겨져 있거나 가장자리가 떼어져 있어, 그 문구가 공허하게 느껴지도록 연출합니다. 이 이미지는 진심 없는 형식적인 예절이 얼마나 무의미한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최근에는 내 눈치를 살피며
그 연출을 더 과장하는 기색도 있다.
그런 연극엔, 나는 박수도 눈길도 주지 않는다.

 

그런데 자꾸 내 시야를 스친다.
마치 일부러 존재를 부각시키려는 사람처럼.

피하려 해도, 그럴수록 더 선명하게 눈에 밟힌다.

 

눈치는 아부가 아니다.
눈치는 말하지 않아도 분위기를 읽고,

다른 사람의 집중을 깨지 않으려는 섬세한 배려다.
그런데 그는 그 감각이 없다.

때로는, 공감 능력이 아예 없는 사람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사실, 나도 완벽하진 않다.
그가 일부러 티를 낼수록
나 역시 못 이긴 척 책상을 세게 치고,
서랍을 쾅 닫고, 의자를 일부러 밀었다.

눈치 좀 챙기라는 신호였을까,
아니면 나도 지쳤던 걸까.
그렇게 반응하는 내 자신이 더 피곤했다.

 

인사만 잘하면 직장생활 반은 먹고간다. 

누구에게? 윗사람에게? 

 

'인사는 마음입니다'라고 적힌 구겨진 포스트잇. 진심이 결여된 형식적인 직장 예절의 공허함을 상징하는 이미지.

 

결국, 인사는 겉보다 마음이 먼저여야 한다.
그게 없으면,

아무리 큰 목소리도

배려 없는 소음일 뿐이다.

728x90
L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