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두 시 넘어 집을 나섰다.
3시간이 채 안 되어 시골 농막에 닿았다.
차에서 내리니, 이른 시간임에도 해가 길어져 주변은 이미 환했다.
집에선 분명 반팔 차림이었는데, 이곳 공기는 제법 쌀쌀했다.
궁금해서 날씨를 확인하니 영상 6.8도.
서둘러 두툼한 옷을 꺼내 입었다.
그리고 차에서 내릴 때부터 이미 시선을 끌었던 양귀비꽃으로 향했다.
지지난주만 해도 볼 수 없었던 붉은 꽃들이 활짝 피어 있었다.
어찌나 색이 붉고 선명한지, 멀리서도 단연 눈에 들어왔다.
가까이 다가가자 "어쩜 이리 고울까" 감탄이 터져 나왔다.
얇디얇은 꽃잎은 새벽 기운에 아직 살짝 접혀 있었다.
그 여린 모습이 행여 부스러질까,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손길마저 조심스러웠다.
꽃 한가운데 자리한 검은 꽃술은 강렬한 붉은색과 대비를 이루며 한층 고고한 자태를 뽐냈다.
아직 터지지 않은 꽃봉오리들과 곧게 뻗은 여린 줄기.
그 위를 보송보송한 잔털이 촘촘히 덮고 있었다.
주변에서 흔히 보는 이런 꽃양귀비(개양귀비)는 마약 성분이 있는 진짜 양귀비(아편 양귀비)와 다르다.
관상용으로 키우는 개양귀비는 도토리처럼 길쭉한 타원형 열매를 맺는다.
진짜 양귀비는 열매가 크고 둥근 공 모양에 가깝다고 한다.
텃밭에는 다른 꽃들도 한창이었지만,
유독 이 붉은 양귀비꽃에 마음을 빼앗겨 한참을 사진에 담았다.
이곳은 일교차가 워낙 큰 덕분에 사과 맛이 특히 좋다.
하지만 가끔 이렇게 아침저녁으로 시골 농막에서 급격한 온도 차를 직접 겪을 때면,
새삼 놀라곤 한다.
거기에 잠이 덜 깬 건지, 너무 이른 시간에 와서 그런지 조금 횡설수설하는 것 같다.
얼른 텃밭 한 바퀴 쭉 둘러보며 다른 꽃들은 얼마나 자랐는지 보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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