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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llowbb 님의 블로그

서해안으로 향하는 창밖으로 느껴지는 기운이겨울 끝자락을 넘어선 듯한 주말이었다.두꺼운 패딩을 벗어던진 어깨가 가벼워 좋았다. 모섬 모섬은 가볍게 오를 수 있는 산책로 같았다.데크 계단을 하나씩 오르다 보면 금방 꼭대기다.썰물에 드러난 갯벌이 펼쳐지고,모섬 절벽 끝 우뚝 선 배 모양의 전망대에서 멋지게 사진도 찍었다. 홍성 스카이타워 입장권을 구매하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꼭대기층으로 먼저 올라갔다.우리가 걸었던 모섬부터 속동해안로까지 코스 산책로가 전체가 내려다 보였다. 더 높은 곳에서 내려볼 뿐 크게 차이가 있진 않았다. 홍성 스카이타워 2층 투명 유리 바닥 스카이워크를 걷는 아찔한 경험 바로 아래 2층으로 내려오면 투명바닥의 스카이워크 존이 있다. 앞만 보고 아래만 보지말자 했는데...슬쩍 하는 순..

저녁 10시,에 담아둔 이북을 보며 조용한 휴식을 기대했건만,위층에서는 여전히 끝나지 않는 소음이 들려온다.퇴근 후 저녁 식사 시간에도 들리던 드릴 소리가 아직도 멈추지 않는다. 결국 염치불구하고 관리사무소에 전화를 걸었다. 마음 한켠이 무겁다. 요즘같이 살벌한 세상에 소음 문제로 극단적인 사건들이 일어난다는 뉴스를 보면서도,나 역시 이렇게 민원을 넣어야 하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정말 저 집 구석에 쥐라도 산다는 걸까? 아니면 10년 계획으로 셀프 인테리어를 하는 걸까?더 이상 이건 단순한 생활소음이 아닌, 일상을 침해하는 공해가 되어버렸다. 멈추지 않는 소음 속에서, 내일 출근길이 벌써 고되다.

정말 미쳐버리겠다.지난달부터, 주말이면 새벽 5시부터 밤 10시까지.시간의 개념도 잃은 듯한 공사 소리에쉴 수 있어야 할 주말 일상이 무너져 갔다. 결국 참지 못하고관리사무소에 연락했다.호수와 층수를 알려달라기에계단을 오르락내리락 했다.그리고, 범인은 바로 위층이었다.현관문 앞까지 울리는싸이의 ‘챔피언’.쿵쿵거리는 진동에 머리가 울릴 지경이었다. “아저씨, 제발 시간이라도 좀 물어봐 주세요.차라리 제가 외출하고 돌아올게요.”돌아온 말은,“한 시간만 더요.”하지만 그 ‘한 시간’은 며칠이 지나도록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새벽 4시, 5시까지 울려 퍼지는 TV 소리도 있었다.그때는 사정이 있었다.병원에 가족을 두고 홀로 계셨다는 어르신.외로움 때문이었겠거니 이해해보려 했다.하지만 이해에도 한계는 있다. ..

평택당진고속도로를 지나 도착한 안동.잠시 차를 세우고,주진교 아래 안동호를 바라보았다.자욱하게 피어오른 물안개가한 폭의 수채화처럼 퍼져 있었다.물안개가 피어오른다. 주진교에서 안동호를 내려다보며 주진교는 안동댐으로 인해 수몰된 마을 사람들을 위해 놓인 다리였다.이제는 세월이 흘러,전국의 낚시꾼들이 모여드는 명소가 되었다고 한다. 수심이 깊고, 넓다.낚시대회가 열리는 날이면다리 위, 호숫가까지 사람들이 빼곡하게 들어선다. 나는 낚시는 잘 모르지만,우연히 대회날을 만났을 때그 진풍경이 꽤 인상 깊었다.낚시를 향한 사람들의 열정이 참 멋있어 보였다. 주진교를 지나 인계리로 향하는 길은구불구불한 산길이다. 내가 운전할 때는 괜찮지만,옆자리에 앉아 있을 때는꽤나 곤혹스러운 구간이다. 영양 쪽은 길이 많이 좋아졌..

오랜만에 서바이벌 프로그램에서 보는 장동민 님이너무나 반가웠다.피의 게임3 티저 영상이 공개되었을 때부터정말 오래 기다려왔던 프로그램이다.사실 요즘엔무슨 드라마가 유행하는지도,누가 어떤 예능에 나오는지도 잘 모른다.시간이 나면 그저 침대에 파묻혀 잠들기 바빴다.그런 내게 ‘장동민’이라는 이름 하나가다시보기를 몇 번씩 하게 만들었다. 살도 많이 빠졌고,세월도 흘렀고.그래서일까.예전만큼의 날카로운 플레이를 보여줄 수 있을지조금은 조마조마한 마음도 들었다.기대감보다는“제발 잘해줬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더 컸던 것 같다.그리고 첫 화.역시나 강렬했다.그 특유의 유머도 여전했고,기억 속 장동민이 화면 너머로 다시 돌아온 듯했다.역시는 역시다. 홍진호 님과의 케미도 이번 시즌에서 기대 중이다.둘은 플레이 스타일이 ..

칠흑 같은 어둠을 뚫고 시골 농막을 향해 차를 몰았다.새해 첫날 새벽 4시, 노래방 앰프와 빔프로젝터가 뒷좌석에 달그락거리며 함께 했다.무안 비행기 사고 소식이 새해의 북적거림을 잠재웠다.곳곳의 해맞이 행사가 취소되고 애도의 시간으로 바뀐 새해,고속도로마저 그 무거움에 침묵하는 듯했다. 목적지에 가까워질 무렵, 사과밭 아저씨의 말씀이 귓가에 맴돌았다. "굳이 해맞이 명소까지 갈 게 뭐 있습니까 여기가 진짜 명소라니까"꾸불꾸불 산길을 오르는 동안 간간이 스치는 차들의 불빛이 어스름한 새벽을 수놓았다. 번잡한 정상 대신 고요한 중턱에 차를 세웠다. 동쪽 하늘이 서서히 물들기 시작했다. 구름 언저리가 마치 화선지 위에 번지는 홍시 빛처럼 물들더니,이윽고 태양이 산마루에 그 모습을 드러냈다. 아이폰 렌즈를 당..

작은 농막에서 쓸 빔프로젝터를 고르는 일.생각보다 간단하지 않았다.'휴대성'과 '무선사용'이라는단 두 가지 조건으로 시작한 선택은뜻밖의 방향으로 흘러갔다. 자바조이 Q6 미니를 주문했다.하지만, 유선 전용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이미 개봉까지 마친 뒤였다.반품은 불가.며칠 밤을 뒤적이며대안을 찾아 헤맸다.그렇게 만난 게JBL 스피커를 품은 손바닥만 한 기기,뷰소닉 M1 mini Plus였다. 5평짜리 농막, 철제 벽면 앞.두 개의 빔프로젝터를 차례로 연결해봤다.대낮임에도 선명한 화면을 보여준 뷰소닉.처음엔 승부가 났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벽과 가까워질수록화면은 점점 작아졌다.마지못해 다시 꺼낸 자바조이.투박한 외형 그대로,벽 전체를 채우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농막이라는 공간 특성 앞에서유선이라는 단점..

시골 농막을 오가며 지내시는 부모님의 저녁 풍경이문득 그려진다.분주했던 봄, 여름, 가을이 지나고꽃과 채소를 돌보는 일마저 멈춘 계절.풀벌레 소리 대신, 고요만 가득한 겨울밤. 처음엔 무심코 고른 유선 제품으로 아쉬운 경험을 했다.반품도 못 한 채 후회했지만,덕분에 더 꼼꼼히 살펴보다이 작은 보물 같은 프로젝터를 발견하게 됐다.택배 상자를 열었을 때,가장 먼저 든 감탄은"정말 작다"는 것이었다.아이폰 크기의 민트색 프로젝터.작은 손바닥 위에 쏙 올라오는 크기.처음엔 이 작은 기기로 제대로 된 화면이 나올까조금 의심스러웠지만,섬세하게 마감된 디자인과휴대용 고리를 달 수 있는 세심한 배려에기대감이 커졌다. 설치는 생각보다 훨씬 간단했다.전원을 연결하고,몇 번의 클릭으로 언어 설정을 마치면바로 스크린이 펼쳐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