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남도 아산시에 있는 영인산은
휴양림지구와 수목원박물관지구, 등산로까지 다양한 볼거리가 가득하다.

높지 않아 부담없이 오를 수 있고,
길이 잘 정비되어 있어서 산책하듯 걷기 좋은 곳이다.

'영인'이라는 두 글자에 담긴 전설은 간결하다.
가뭄에도 마르지 않던 샘.
옛사람들이 손을 모으고 하늘을 올려다보던 간절함이 담긴 장소다.

매표소까지 차를 가지고 가는 사람들도 많지만,
우리는 산아래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임도를 따라 걷기로 했다.

길은 완만하게 이어지지만
점점 숨이 차기 시작할 때쯤 나무들은 더 깊은 향기를 내뿜었다.

드러난 시야 끝에는 아산 시내와 서해의 윤곽이 어렴풋이 겹쳐진다.
구름이 드리운 하늘 아래, 초록과 회색의 경계가 아득하게 펼쳐졌다.
.

이정표는 자주 등장했고,
따라 걷기만 해도 힐링이 된다.
스카이어드벤처, 숲속 야영장, 수목원, 박물관
거창한 목적 없이도 돌아볼 수 있는 곳들이 산 중턱에 흩어져 있었다.

푸른 이끼가 깔린 바위 사이로 물이 흘렀고,
작은 곤충들조차도 그 움직임에 소리를 보탰다.

수목원을 중심으로 한 바퀴 천천히 돌며,
그저 걸었다.
정상까지 오르지 않아도 좋았다.

어쩌면 ‘정상’이라는 단어가 없어도 괜찮은 산이 바로 여길 테니까.
단지 등산을 위한 산이 아니었다.
그 자체로 하나의 여행지 같은 곳이다.

“그냥 좋은 것이 가장 좋은 것이다.”
모두가 공감할 말은 아니지만,
그 순간만큼은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나무 아래 머무는 것만으로도
눈에 담긴 초록빛으로
저절로 심박수도 느려지고, 휴식상태가 된다.

곳곳에서 예쁘고 아름다운 자연의 모습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걸음이 멈추는 곳마다
아름다운 조망이 펼쳐졌다.

뜨거운 여름 산에서만 느낄 수 있는
고운 색을 눈에 담을 수 있다.

억지로 위로하지 않고,
조용히 곁을 내주는 숲에서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

생태학습부터 체험, 힐링까지 아주 삼박자가 잘 갖춰진 곳이었다.

이 풀숲 어딘가에 반딧불이 진짜 있을까 싶고.
괜히 발걸음도 조심스러워진다.

영인산을 오르는 가장 인기 있는 코스는 휴양림에서 출발해
깃대봉, 신선봉, 영인산성, 닫자봉, 상투봉을 거쳐 다시 되돌아오는 코스라고 한다.
정상을 향해 걷는 이들을 보며 문득 다짐했다.
다음엔 등산화를 챙기자.

그리고 이 숲의 더 깊은 곳까지 걸어보자고.
짧은 장마 뒤, 다시 짙어진 녹음 속에서
이 산을 천천히 느끼기에 가장 좋은 때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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