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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기록

물안개에서 파도소리까지, 안동호와 묵호항을 지나

mellowbb 2025. 1. 8. 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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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당진고속도로를 지나 도착한 안동.
잠시 차를 세우고,
주진교 아래 안동호를 바라보았다.

자욱하게 피어오른 물안개가
한 폭의 수채화처럼 퍼져 있었다.

물안개가 피어오른다. 주진교에서 안동호를 내려다보며

 

주진교는 안동댐으로 인해 수몰된 마을 사람들을 위해 놓인 다리였다.
이제는 세월이 흘러,
전국의 낚시꾼들이 모여드는 명소가 되었다고 한다.

 

수심이 깊고, 넓다.
낚시대회가 열리는 날이면
다리 위, 호숫가까지 사람들이 빼곡하게 들어선다.

 

나는 낚시는 잘 모르지만,
우연히 대회날을 만났을 때
그 진풍경이 꽤 인상 깊었다.
낚시를 향한 사람들의 열정이 참 멋있어 보였다.

 


 

주진교를 지나 인계리로 향하는 길은
구불구불한 산길이다.

 

내가 운전할 때는 괜찮지만,
옆자리에 앉아 있을 때는
꽤나 곤혹스러운 구간이다.

 

영양 쪽은 길이 많이 좋아졌지만,
안동시내에서 인계리까지 이어지는 이 구간은
아직도 불편하다.

 

은근히 통행량도 많은데,
좀 더 정비되었으면 싶다.

 


 

구문소

음악을 틀고,
가벼운 수다를 나누며 달리던 길.

 

그때 마주친 구문소.
5억 년 전, 이곳이 바다였다는 설명을 듣고
거대한 아치형 석문을 지나쳤다.

 

묘하게 신비롭고,
조금은 무서운 기분이 들었던 것 같다.

 

잠깐 들른 대낮의 산타마을은
조금 쓸쓸했다.

하지만 밤이 되면 불빛이 켜지고,
사계절 내내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이어진다는 이야기에
왠지 모를 따뜻함이 남았다.

파도소리가 시원하다

묵호항에 도착하자마자,
시원한 파도소리가 귀를 때렸다.

서해와는 확연히 다른,
푸르고 투명한 동해의 바다.

요즘 마음속에 쌓여 있던 응어리들이
파도에 쓸려나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여름 바다의 북적거림보다,
겨울 바다의 고요함이 좋았다.

그냥 한참 동안
아무 생각 없이 파도소리를 듣고 있었다.

밤이 되자,
어촌 마을의 불빛이 반짝였고,
밤바다가 더욱 낭만적으로 빛났다.

하룻밤을 묵호항에서 보내고 나니,
왜 사람들이 이곳을 낭만의 바다라고 부르는지
조금은 알 것 같았다.

1월의 동해바다

다음 날,
해안도로를 따라 후포항으로 내려갔다.

한쪽에는 바다가,
다른 한쪽에는 산이 곁을 지켜주는 길.

그 조용한 동행 속에서
마음이 조금씩 정리되는 걸 느꼈다.

 

월요일.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지만,
여행 전의 고민들은 여전히 그대로였다.

그렇지만,
그 고민을 잠시 내려놓고
숨을 고를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조용히 나에게 주문을 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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