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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llowbb 님의 블로그

아버지는 회사에서만큼은 누구에게나 인정받는 사람이었다.복잡한 계산도 척척, 어려운 결정도 단번에. 부드러운 카리스마 덕분에 인기도 좋으셨습니다. 집에만 오시면 이야기는 달라졌습니다.전구 하나 가는 것도 한참을 끙끙대셨으니까요.그래도 한번 시작한 일은 끝을 봐야직성이 풀리는 성격이라 절대 포기하는 법이 없었습니다.비록 그 끝이 전구를 깨뜨리는 것일지라도 말이죠. 사건은 현관문이 말썽을 부린 그날 터졌습니다.경첩(힌지)이 녹슬었는지 도어락이 제대로 잠기지 않고'삐삐삐-' 경고음을 계속 울려댔습니다. 아버지는 어김없이직접 해결하겠다며 드라이버를 들고 나타나셨습니다.그리고는 뭐가 뭔지도 모르는 채로 일단 나사를 돌리기 시작했습니다. "아빠, 인터넷 찾아보니까 위에 있는 게 경첩 조절하는 거고, 밑에 있는 게 문..

누구를 지지하든 그건 각자의 자유다.하지만 모였다 하면 정치 얘기고,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갑자기 지지 선언을 하는 상황이 반복된다.그게 건설적인 대화로 이어진 적은 거의 없고,결국 분위기만 싸해진다. 늘 조용히 넘기던 사람이,그날은 퇴근길에 참다 못해 전화를 걸어왔다.그동안 쌓였던 말들을 꺼냈고, 듣는 동안 나까지 불쾌해졌다. 어김없이 점심시간에 등장한 정치 얘기였다고 한다.“전라도 사람은 정치를 잘해서 대통령 돼도 경찰에 안 불려가.근데 경상도는 내란이나 일으키잖아.” 그 자리에 경상도 출신 동료들이 있었다고 한다.지역을 일반화하고 비하하는 말이었다.정치적 표현이 아니라, 명백한 차별 발언이다. 요즘 같은 시대에 “서울 사람”, “경상도 사람”, “전라도 사람”이렇게 딱 잘라 구분 짓는 게 여전히 ..

헤어드라이어가 망가졌다.금이 간 줄은 알았지만 그냥 써왔고, 툭 놓는 버릇이 결국 문제였다.그대로 부러졌다. 유닉스.6년 넘게 잘 버텼던 녀석이다. 스타일링을 잘하는 금손은 아니라서 기능이 잔뜩 들어간 고가 제품은 필요 없고.너무 저가는 믿음이 안가고그래서 조용하고,빠르게 건조되면서머릿결 손상이 덜한 제품으로 알아보기로했다. 상세페이지 몇 개만 훑어봐도기준은 금방 좁혀졌다. 1. 소음 수준 (dB)40~50dB: 저소음 / 도서관, 조용한 방 수준50~60dB: 보통 수준 / 일반적인 대화 소리60~70dB: 다소 높은 소음 / 일반 AC모터 드라이어70dB 이상: 높은 소음 / 전문가용 드라이어 수준가능하면 60dB 이하 제품을 기준으로 삼았다.바람이 센 것도 중요하지만, 아침 시간에 소음으로 인한 불..